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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원도의 어디.

damilee 2018. 6. 17. 17:06

  우리가 만난 건

  내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 공부할 때 그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. 

  집으로 가는 경로가 같아 자주 동행을 했다. 

  식물을 비롯해 자연에 관한 한 전 분야에 해박한 그에게 

  "학위를 이쪽으로 따셔야겠어요."라고 하면 그냥 웃곤 했다.

   그리고,


  재작년, 강원도의 어디로 이사를 한다고 했다.

  자기 남편의 고향이고 꿈이었고 오래전부터 준비했고 주택이 완성됐다고 했다.

  남편이 집 뒤에 자작나무숲을 이룰 거라고도 말했다. 작은 염려와 함께. 

   "그러게 내가 전공(학위) 얘기를." 라며 웃자 또 그냥 따라 웃었다.   

  이사 후,

 처음에는 몹시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외출조차 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했지만 

 두 번째 봄을 맞아 불편함이 즐거움으로 변한 듯했다. 

 화려하고 찬란한 꽃들, 그리고 여기저기 들꽃들.

 빈 곳이 가득 채워질 때마다 즐거움은 더 하리라























      " 잘 계시지요? 여기는 온통 눈으로 둘러싸여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.

        눈 쌓인 두께 보이시죠.  일부러 난간을 찍었어요.

        이웃과의 거리가 멀어서 종일 앞의 눈을 치우고

        쌓인 눈을 보고 하늘의 내리는 눈을 봅니다.

        관공서를 비롯해 기관들이 멀리 있어서

        눈이 녹는 날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해요."

     

  















 

  "붓꽃이 피었어요. 붓꽃 뒤로 산천이 넓게

   펼쳐져 있어요"

 











" 내년에는 이꽃이 더욱 가득해 지겠지요?"



 

   






 

   "지난해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봄에 겨우

    두 포기 올라 왔네요."











       "양귀비가 한창이에요. 내년에는 한쪽 경사면에  씨앗을 뿌려 

        모네의 <아르장떼이유 꽃밭>처럼 양귀비가 가득하게 하려고요."

          ... ...

       그 시 알아요? 김영택의 <가을이 오면>, 저는 그 시를 좋아해요."

  

      

     










 꽃과 시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그곳에서 그 남편의 꿈처럼

 자연과 하나가 되었나 보다.

 자연과 하나가 되는 방법은 전공을 통해 얻어지는 게 아닌 것을....

 








        "켈리포니아 양귀비인데 씨방이 꽃양귀비와 달리

         길쭉하네요"